2021.05.26 - [자동차 이야기/드라이브, 여행, 일상] - 클래식카, 올드카? BMW E36 323i 구입 후기
e36을 데려오자마자 첫 경정비를 마치고 약 2개월이 지났다. 이 녀석 입양 당시 전 차주 분의 말을 들었을 때 상당한 관리를 해온 것으로 듣긴 했지만, 중고 차 라는 게 소유자마다 본인이 생각하는 차량 상태에 대한 기준이 다 다르기 때문에, 분명 부족한 부분이 많을 것이라 판단했고 일단 데려오자마자 정비소에 들러 당장 수리, 교환이 필요한 부위가 어디인지 알고 싶었다.
김포에서 BMW e36을 잘 보는 정비소를 클래식카코리아 카페에서 검색을 해 보았는데, 사실 정비소라는 것도 차주와 정비기사님 사이의 캐미도 중요하기 때문에 무조건 추천하는 곳으로 가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일단 첫 영타이머 정비이니만큼 스스로 나와 맞는 정비소를 개척해보며 수업료를 지불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검색을 해본 결과, 장기동에 소재한 바름정비가 눈에 들어왔다.
정비소 블로그도 있는데, 거추장스럽게 혹은 장황하게 실력을 뽐내지 않고 겸손한 분들이 운영하는 정비소라는 느낌을 블로그 글로부터 느낄 수 있었다. 대부분의 정비소 블로그를 접하면, '나니까 이정도 한다' 느낌의 글을 많이 접하는데, 여긴 그런 느낌이 아니라서 오히려 같이 고민하고, 알아가며 수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샘솟았다.
무작정 찾아가서 리프트를 띄워 기본검사를 받아 봤다. 사실 당장 있었던 하자는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다. 이걸 빌미로 찾아가서 기본 검사를 받은 것인데, 역시나 문제가 많은 차량이었다.
이전 글에서도 밝혔지만, 쇼크업쇼바는 어디 제조사에서 만든 것인지도 확인이 되지 않는 일체형 서스펜션을 달았으나 이미 그 수명이 다해 후륜 서스펜션은 그 기능을 아예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기름이 줄줄 새고 있었다. 또 하체를 확인해보니 미세누유가 아니라 기름 대환장 파티가 열려 있었다. 그 뿐이랴 에어컨 가스만 채우면 된다는 말을 믿고 데려왔는데 컨덴서가 터졌다. 마지막으로 냉각계통 완벽 정비가 무색하게 라디에이터 누수가 진행되고 있었다.
일단 이 모든 부분들을 확인하고 3일간 이 곳에 소중한 흰둥이를 맡기고 왔다.
바름정비 고객 대기실에는 당구대도 있고, 자유롭게 TV를 시청할 수도 있다. 또 창문 밖으로 내 차량이 잘 점검되고 있는지 확인도 가능하다.
3일간의 수리를 통해 받은 견적은,
- 헤드커버 가스켓: 229,091원
- 엔진오일팬: 350,000원
- 파워호스 누유: 일단 세척만 함 (뒤에서 또 다룰 예정)
- 리어 쇽업쇼버 터짐 (이전 글에서 기술한대로 서스펜션 작업은 다른 곳에서 할 예정)
- 컨덴서 터짐: 401,818원
- 라디에이터 누수: 359,091원
- 파워리저버 오링: 5,455원
공임 포함 총 1,480,001원이 발생했다. 뭐 첫 정비 치고는 저렴하게 선방한 기분이다. 내장, 외장은 관리가 하나도 안 돼있었지만 (그야말로 썩차 수준), 하체 쪽은 전 차주분이 데일리로 몰고 다니셔서 그랬는지 그래도 어느 정도는 관리가 된 것 같다는 정비기사님의 말씀도 있었다.
아무튼 위의 내용 까지가 4월에 데려오고 곧장 경정비를 마쳤을 때의 이야기다. 오늘은 이 녀석의 누유가 정말로 잘 잡혔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 2개월이 지난 오늘 다시 바름정비에 찾아가서 누유체크를 부탁할 요량이었다. 아무래도 8시리즈가 데일리 차량이다보니 이녀석을 1주일에 한 번 꼴로 운행을 해왔는데, 오늘 주차장에서 차량을 빼고 바닥을 보니 기름자국이 보이는 게 아닌가. 그리고 그 기름자국이 마르지 않은 거로 보아 분명 내 차량에서 나온 것이리라. (1주일간 운행을 안했으니)
곧장 바름정비에 예약을 하고 찾아갔다.
정비 기사님께서 외근 나가 계신 동안 너무 일찍 와서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다. 응? 근데, 차량을 리프트로 올려 보니 트렁크 쪽 하부에 구멍이 두 개가 뚫려있다. 아... 차체를 너무 낮춰서 구멍이 생긴 건가.. 이 구멍 때문에 트렁크 내부가 보인다. 물론 지금은 스페어 타이어가 구멍을 가리고 있지만, 부식이 더 심해지면 구멍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암 처럼 찢어질 것이다. 이 부분도 체크. 엊그제 미러커버를 신품으로 주문해서 이게 도착하면 나중에 도장 작업을 할 건데, 그 때 여기도 함께 처리해달라고 해야겠다.
리프트를 띄워 확인해보니 다행히도 다른 곳에 누유가 보이지 않았으나, 파워호스에 기름이 비쳐있었다. 또 그 아래 두 개의 호스 (고압,저압 호스인가?)에도 오일이 비쳤다. 근데 상단의 호스는 가격이 저렴해서 7만원 정도면 쉽게 교환이 가능한데, 아래쪽 호스는 두 개가 세트라서 2-30만원은 든다고 한다. 일단을 상단의 파워 호스에서 누유가 발생했고, 아래쪽 호스에 묻은 게 아닐까 라고 가정하고, 먼저 상단을 잡은 후에 그래도 하단에 오일이 묻어 있으면 아래 쪽 호스도 교환을 하기로 했다.
파워 호스 가격 + 공임을 합쳐 약 11만원 정도가 든다고 하니 속으로 기뻤다. 이 정도 금액이면 오일과의 전쟁에서 쉽게 우위를 점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여러 커뮤니티에서 들은 말이지만 BMW 에서 특히 e바디 모델들은 누유 없는 차를 찾기 힘들 정도로 누유가 계속 생긴다고 한다. 나도 이번 정비로 누유를 완전히 잡았다고 생각하면 안되겠지만, 꾸준히 메인터넌스를 하면서 누유든 하자든 생길 때마다 바로 처리하는 게 이후에 겪을 후폭풍을 막는 최고의 전략이 아닐까 싶다.
정비기사님께서 엔진룸을 여시더니 부동액도 채워주셨다. 이렇게 감사할수가!
아무튼 파워호스는 재고가 없어 빠른 시일 내에 연락을 주시겠다는 말을 듣고, 일단 후퇴했다.
집에 와서 파워호스에 대해 검색을 좀 해봤는데, 파워호스 누유가 있는 경우 혹은 파워 리저버탱크에 불순물이 껴서 파워오일 순환이 잘 되지 않는 경우 등의 문제가 있는 경우 스티어링휠이 생각보다 더 무겁게 느껴진다고 한다. 차량을 받았을 때부터 `이야 핸들 묵직한데?` 라고 했던 나를 뒤돌아보며, 혹시 누유를 잡고, 리저버탱크와 파워오일 체크를 해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다음 정비소에 방문할 때에는 핸들이 무거우니 파워오일, 오일탱크쪽도 함께 봐달라고 말씀드려야겠다.
또 핸들을 꺾을 때 간혹 스프링이 '팅' 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이건 아무래도 쇼바문제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색을 좀 해보니 쇼바 상단에 베어링이 있는데 이 부분이 하중을 오래 견디다보면 나중에는 그 하중을 견디다 찌그러져 회전이 잘 되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베어링의 층이 평면으로 균일하게 생겨야 하는데, 울퉁불퉁해지면 아무래도 회전하는 데 문제가 생기겠지. 여하튼 이 부분은 어차피 일체형 서스펜션을 분리하고, 빌스테인 신품으로 교환할테니 그 때 확인해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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