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말이' 라는 이름의 크레스티드 게코가 한 마리 있다. 아내가 코로나 기간이 길어져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 하며 데려 온 아이인데, 요즘은 내가 더 이 녀석에 빠져서 돌보는 시간이 더 많아지고 있다. 잘 키워주기 위해 이것 저것 알아보다 보니, 크레스티드 게코와 유사한 가고일 게코라는 도마뱀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크레스티드 게코와 가고일 게코는 원래 살던 지역이 뉴칼레도니아로 같다. 그렇기 때문에 사육 환경이 동일하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무엇보다 각종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더럽게 먹지 않는 크레에 비해 엄청난 식탐을 자랑하는 가고일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다.
그렇게 가고일 게코의 입양을 고민하다가, 결국 이번 주말에 아내와 긴 상의 끝에 말이(김말이) 동생이 될 바비(김밥)를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바비를 데려오던 때부터 계속 나만 쳐다보던 게 마음에 끌렸다. 사육 통을 돌릴 때마다 계속 날 쳐다보는 게, 물론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이 녀석이 운명이겠구나 했다. 돌아오는 내내 사육장을 어서 세팅해주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말이가 사는 유리 사육장과 동일한 모델을 구매했고, 거의 비슷한 환경을 조성해 줬는데 오늘 마음에 드는 유목을 구하지 못해서 다음 번에 구매할 예정이다. 크레스티드 게코보다 가고일 게코가 조금 더 예민하다던데, 확실히 만지려고 할 때마다 점프를 너무 많이 해서 오히려 내가 깜짝 깜짝 놀랐다. 무게는 6g. 현재 두 달 정도 기른 크레가 아직도 4~6g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데 .. 데려오자마자 6g이라니, 어쩐지 배를 보니까 벌써부터 똥똥한 느낌이다.
아래 영상은 데려와서 무게를 재는 영상이다. 아직 유리 사육장이 익숙하지 않은지 벽에다 점프를 해버렸다...
찾아보니 가고일은 크레보다 성장속도가 느려서, 성체가 되려면 1.5년 ~ 2년은 길러야 성성숙까지 완료된다고 한다.. 인내심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유튜브에 크레, 가고일을 함께 키우는 분의 영상을 봤는데, 크레 밥을 먼저 주고 남은 잔반을 가고일에게 모두 주는 영상을 봐서 첫 날부터 그대로 따라해보았다. 말이에게 오늘도 열심히 밥을 줘 봤지만 역시나 작은 혀만 낼름거리고 마는 게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말이는 식사가 끝나고, 이제 바비에게 슈푸를 급여할 시간이다. 밥을 먹는 바비에게 말이를 데려가 보았으나, 별 반응 없이 둘 다 제 갈길만 가고 만다. 뭐, 예상했던 결과지만 좀 반가워 했음 하는 마음이 있었다.
위 영상은 바비에게 첫 슈푸를 주는 영상이다. 감격스럽다.... 긴 혓바닥을 이용해서 오늘 만든 모든 슈푸가 완판됐다! 이제 남은 슈푸를 눈물 훔치며 세면대에서 씻어내는 상황은 더 이상 없을 거란 생각에 기쁨의 환호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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